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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 잠의 발달심리(1) : 잠들기 어려운 아이의 밤은 무엇을 말하는가

감정도 잠이 필요하다

by 샘아동심리연구원 2026. 1.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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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동조절과 애착으로 형성되는 수면의 시작 

 

영유아기의 잠은 하루의 끝이 아니라 발달의 시작점이다. 이 시기의 수면은 단순히 피로를 회복하는 생리적 기능을 넘어, 정서 안정과 관계 형성, 자기조절 능력의 기초를 만들어 가는 핵심 발달 과정으로 작용한다. 대부분 양육자들은 밤중 각성이나 잠들기 어려움을 ‘수면 문제’로 인식하지만, 발달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반응은 영유아가 아직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발달 신호에 가깝다. 따라서 영유아기의 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훈련이나 교정보다, 안전과 보호 속에서 형성되는 수면의 발달적 의미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브런치북(https://brunch.co.kr/@205593d149c84b6/3) 『감정도 잠이 필요하다』 2부 1장 〈영유아기: 성장으로 이어지는 밤〉에 포함된 내용으로, 영유아기의 수면을 발달 문제나 습관 교정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공동조절과 애착 형성의 과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특히 잠들기 어려움과 잦은 각성이 어떤 정서적·생리적 기제를 통해 나타나는지를 발달심리학적 관점에서 탐구한다.

 

영유아기 잠의 발달심리-아이를 위한 침실 공간

 

2. 영유아기 잠의 핵심 의미: 공동조절의 과정

 

영유아는 생리적·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로, 자신의 각성 상태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 이 시기의 수면은 보호자와의 공동조절(co-regulation)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이가 잠들기 전 보이는 울음, 몸의 긴장, 반복적인 요구는 스스로를 진정시키지 못해 외부의 조율을 요청하는 신호이다. 보호자의 목소리, 접촉, 리듬 있는 반응은 아이의 신경계를 안정시키며, 이러한 반복 경험은 점차 내부화되어 자기조절 능력의 토대가 된다. 즉, 영유아기의 잠은 혼자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함께 형성되는 발달 과정이다.

 

3. 애착과 수면: 밤에 완성되는 정서적 안전감

 

애착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잠은 아이가 보호자의 정서적 가용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이다. John Bowlby는 안정 애착이 형성된 아이일수록 불안 상황에서도 보호자를 신뢰하며 정서를 조절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밤중 각성 시 보호자가 일관되게 반응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태도를 유지할 때, 아이는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본 신뢰를 형성한다. 반대로 수면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방치되거나 불안정한 반응을 경험할 경우, 잠은 회복의 시간이 아니라 불안을 강화하는 상황으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영유아기의 잠은 애착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이며, 정서적 안전감이 축적되는 핵심 시간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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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리적 리듬의 기초 형성과 수면 환경

 

영유아기의 생체리듬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낮과 밤의 구분 또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 일정한 수면 환경, 반복되는 취침 루틴, 보호자의 예측 가능한 반응은 아이의 신경계가 외부 리듬을 학습하도록 돕는다. 이는 생리적 리듬이 단순히 시간표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환경적 일관성 속에서 서서히 형성됨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몇 시에 재우는가’보다 ‘어떤 정서 상태로 잠에 들어가는가’이다. 안정된 감정 상태에서 반복되는 수면 경험은 아이의 신체 리듬과 정서 리듬을 함께 조직한다.

 

5. 교육적·상담적 관점에서의 이해

 

교육과 상담 현장에서 영유아기의 수면 문제를 다룰 때, 행동 교정 중심의 접근은 오히려 보호자의 불안을 강화하고 아이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 발달심리 관점에서는 수면 반응을 문제로 규정하기보다, 아이가 현재 어떤 조절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영유아기의 잠은 ‘독립을 연습하는 단계’가 아니라, ‘의존을 통해 조절 능력을 축적하는 단계’임을 이해할 때, 보호자 교육 또한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결론

영유아기의 잠은 훈련의 결과가 아니라 관계의 산물이다. 이 시기의 수면은 공동조절을 통해 애착을 강화하고, 생리적 리듬의 기초를 형성하며, 이후 발달 단계의 자기조절 능력을 떠받치는 토대가 된다. 밤에 아이를 재운다는 행위는 단순한 일과 관리가 아니라, 아이에게 세상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하는 발달적 경험이다. 영유아기의 잠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의 성장 속도를 존중하며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리듬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지지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영유아기의 잠은 회복이 아니라 애착과 생리적 리듬이 형성되는 발달 과정이다."

 

 

 

참고문헌

John Bowlby(1988). A Secure Base. London: Routledge.

Ainsworth, M. D. S. (1979). Infant–mother attachment. American Psychologist, 34(10), 932–937.

김수영 (2019). 『영유아 발달과 애착』. 서울: 학지사.

정옥분 (2020). 『발달심리학』. 서울: 학지사.

이영환·조복희 (2018). 『영유아 발달의 이해』. 서울: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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