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및 코칭교육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는 부모의 말

샘아동심리연구원 2026. 10. 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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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가 밝고 안정적으로 생활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녀가 울거나 화를 내고 불안해할 때 “울지 마”, “별일 아니야”, “좋게 생각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오래 지켜보기 어렵고, 불편한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부모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일도 자녀에게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부모가 서둘러 감정을 멈추게 하면 자녀는 “내가 이렇게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인가?”, “내 마음은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인가?”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후 속상한 일이 생겨도 부모에게 말하지 않거나, 감정을 억누르다가 짜증과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감정을 받아준다는 것은 자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 허용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눈감아 주는 일이 아니다. 자녀가 느끼는 감정은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을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하고 조절하도록 가르치는 과정이다. 부모의 공감과 분명한 한계가 함께할 때 자녀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힘을 배울 수 있다.

 

감정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다

감정은 자녀가 상황을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이다. 친구에게 거절당해 속상할 수 있고,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불안할 수 있으며,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을 빼앗겼다고 느껴 화가 날 수도 있다. 열심히 준비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실망하거나, 친구들 앞에서 실수해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부모가 보기에 작은 일이라고 해서 자녀가 느끼는 감정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그런 일로 울어?”, “그 정도는 참아야지”라고 판단하면 자녀는 감정보다 자신의 반응이 잘못되었다고 느낄 수 있다.

이때 “친구가 함께 놀지 않아서 속상했구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아 실망했겠다”라고 말해주면 자녀는 자신의 경험을 이해받았다고 느낀다. 감정을 받아주는 첫걸음은 부모가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자녀의 입장에서 그 일이 어떤 의미였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감정의 이름을 함께 찾아준다

자녀는 마음이 불편해도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어린 자녀는 슬픔, 서운함, 실망, 부끄러움과 불안을 모두 “화가 나요” 또는 “기분 나빠요”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 부모가 “화가 났구나”, “걱정되는 마음이 있나 보네”, “기대했는데 잘되지 않아 실망했겠다”라고 말해주면 자녀는 자신의 마음에 알맞은 이름을 붙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감정의 이름을 알게 되면 자녀는 막연하게 불편했던 마음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

다만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너 지금 동생을 질투하는 거야”라고 규정하기보다 “엄마가 동생과 오래 있어서 서운했던 것 같은데 맞니?”라고 확인하는 표현이 적절하다. 자녀가 “아니에요”라고 말한다면 부모의 해석을 고집하지 말고,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다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부모는 감정의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자녀가 자기 마음을 발견하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다.

 

 

감정의 이름 찾기

먼저 들어주고 나중에 해결한다

자녀가 힘든 일을 이야기하면 부모는 곧바로 해결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진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마”, “선생님께 말하면 되잖아”, “그 친구와 놀지 않으면 돼”라고 조언할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는 좋은 해결책도 잔소리나 지시처럼 들릴 수 있다.

먼저 “그랬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네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어”라고 말하며 자녀의 경험을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가 충분히 이야기한 뒤에는 “엄마가 그냥 들어주면 좋겠니, 아니면 함께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니?”라고 물을 수 있다.

이 질문은 자녀에게 자신이 원하는 도움을 생각하고 선택할 기회를 준다. 부모가 먼저 들어주고 자녀가 준비되었을 때 해결 방법을 함께 찾으면, 자녀는 부모의 조언을 통제나 평가가 아니라 도움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감정과 행동을 구분한다

모든 감정은 느낄 수 있지만 모든 행동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화가 나거나 억울한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행동은 제한해야 한다.

이때 “화내면 안 돼”, “당장 울음을 그쳐”라고 감정을 막기보다 “많이 화가 났구나. 그래도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질 수는 없어. 손을 내려놓고 말로 이야기해 보자”라고 알려줄 수 있다.

자녀의 감정이 매우 격해졌다면 긴 설명이나 훈계보다 안전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짧고 차분한 말로 행동을 멈추게 한 뒤 자녀가 진정할 시간을 준다. 감정이 가라앉은 후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감정을 받아주는 것과 행동의 책임을 가르치는 것은 서로 반대되지 않는다. “화가 날 수는 있지만 때릴 수는 없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알려줄 때 자녀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행동을 선택하는 법을 배운다.

 

부모도 자신의 감정을 먼저 살펴본다

자녀가 울거나 소리를 지르면 부모의 감정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반복되는 행동에 지치거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면 부모도 목소리가 커지고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부모가 흥분한 상태에서는 자녀의 감정을 받아주거나 분명한 한계를 차분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엄마도 지금 마음이 급해졌어. 잠깐 숨을 고르고 이야기할게”라고 말하며 잠시 멈출 수 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모습은 자녀에게 감정을 다루는 실제적인 본보기가 된다.

부모가 언제나 완벽하게 반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정적으로 말한 뒤에는 “아까 엄마가 화가 나서 크게 말했어. 네 행동에 한계를 알려줘야 했지만 소리 지른 것은 미안해”라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부모의 진솔한 사과는 권위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가르쳐준다.

 

자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말

① “그런 일이 있어서 많이 속상했구나.”

② “지금 어떤 마음인지 천천히 말해도 괜찮아.”

③ “어떻게 하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질지 함께 생각해 보자.”

④ “말하기 어려우면 조금 있다가 이야기해도 괜찮아.”

⑤ “화가 나는 것은 괜찮지만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질 수는 없어.”

⑥ “네가 말로 표현해 주어서 엄마가 마음을 알 수 있었어.”

 

이러한 말은 감정을 즉시 없애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자녀에게 “네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감정도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언어이다. 부모가 같은 태도로 반복해서 반응할 때 자녀는 감정을 숨기기보다 말로 표현하는 경험을 쌓게 된다.

감정을 받아주는 통로

 

공감은 자녀의 마음을 단단하게 한다

감정을 받아주는 말이 모든 문제를 즉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녀가 마음을 숨기지 않고 부모에게 다가올 수 있는 관계의 통로를 만들어준다. 부모의 공감 속에서 자녀는 감정의 이름을 알고, 상황과 감정의 관계를 이해하며,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다음에는 행동의 한계를 이해하고 진정하기, 도움 요청하기, 다시 말하기, 잠시 쉬기와 같은 조절 방법을 연습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자녀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자녀의 슬픔과 분노, 불안과 실망을 모두 없애주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다양한 감정을 안전하게 경험하고, 그 마음을 말로 표현하며, 적절한 방법으로 다룰 수 있도록 곁에서 안내하는 것이다.

감정을 받아주는 부모의 말은 자녀를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내 마음은 이해받을 수 있다”,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불편한 감정도 견디고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부모가 건넨 따뜻하고 차분한 한마디는 자녀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타인의 감정도 존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든든한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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